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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 vs 트레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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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거래기술보다 과연 우월한가?]에 대해서 쓴 글에 이어서 가치투자로 성공하는 것이 거래기술로 성공하는 것보다 쉬운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많은 분들이 가치투자가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거래기술을 터득해 성공하기는 정말 확률 상 낮고 어려운 일이라고 말이죠.

더군다나 거래기술 수익의 지속성은 장담할 수 없고 결국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물론 저 역시 이러한 생각들에 어느 정도는 공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로 성공하기가 거래기술로 성공하기보다 쉽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약간 의문이 생깁니다.

투자는 기업 고유의 가치를 매겨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보다 싸다고 생각하면 매수를 하고 그 가치에 도달하였거나 넘어섰을 경우 매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그런데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과연 자신이 분석한 그 가치에 대해서 얼마나 확신을 가질 수 있을까요?

A라는 기업의 가치를 따져 보니 주당 최소한 10,000원은 가야 할 주식이 5,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매수해야겠지요.

그런데 이 망할 놈의 주식이 말이죠, 오르지는 않고 3,000원까지 빠집니다. 그리고 2년 동안 빌빌거립니다. 회사의 가치는 변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주식시장에는 위와 같은 비정상적인 일들이 비일비재합니다. 결국 오르겠지요. 2년 3년 동안 높아진 자산 가치를 따지면 10,000원이 아니고 20,000원까지도 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은 이 2년을 버틸 인내심과 확신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일반 주식투자자들은 워런 버핏이 아니고 존 템플턴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vip펀드와 같은 탁월한 분석 능력도 없습니다.

3년을 참았더니 매수가보다 2배가 상승합니다. 그렇다면 수익률을 따지면 2년 동안은 무지하게 마이너스였지만 3년 연평균 수익률은 몇 십%가 나옵니다. 가치투자의 매력은 바로 이런 것이죠.

하지만 그 2년이란 세월은 참을 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요? 참을 수 있는 투자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설사 참았다 해도 매도 시점을 얼마나 잘 잡을까요? 자신이 매긴 가치에 대해서 얼마나 확신을 가질 수 있을까요? 차라리 코스톨라니 말처럼 무인도에 가있으면 모를까?

하루라도 주가를 보지 않으면 찝찝해 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매일매일 변하는 주가를 보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에 도달하기까지 2년이고 3년이고 기다리고 인내하라는 것은 어쩌면 가장 어려운 일일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얘기를 바꿔 보죠. 과연 우리나라에 거래기술로 돈 번 사람들은 얼마나 있을까요?

이 가치투자 사이트에 드나드는 많은 분들은 투자를 선호하지 기술적인 측면은 대부분 무시합니다. 그리고 기술로서 번 돈은 결국에 가서는 잃어버릴 것이라는 맹신에 가까운 신념을 가지고 계신 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단히 유감스럽지만 제가 알기로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트레이딩으로 수십억대의 재산을 일군 사람이 정석투자로서 일군 사람보다 훨씬, 아주 훨씬 많습니다.

자신이 모른다고, 자신의 주변에 그런 사람이 안 보인다고, 그 수가 매우 적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마세요.

주식이나 선물 옵션으로 매일 평균 5%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는 숨은 트레이더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겐 리스크도 없습니다. 오버나잇을 하지도 않고 당일 손실 폭 또한 칼같이 정합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정석투자자들에 비교해 갖는 약점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그들은 투자금액을 늘리는 한계가 있다는 점입니다. 10억으로 5% 수익을 낼 수 있는 트레이더가 100억으로도 매일 5%를 낼 수는 없습니다.

이 말은 곧 수익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뜻이지요. 맞습니다. 이래서 많은 가치투자자들은 [결국 승자]는 투자자들이 될 것이라 말합니다. 몇 십 년 동안 누적해서 가면 결국 정석투자의 수익률이 높다고 말이죠.

하지만 그 수년 세월의 기회비용은 무시해도 좋은가요? 저는 직업상 제 주변에는 트레이더들이 많습니다.

5년 정도라는 시간 동안 불과 몇 천만 원의 원금으로 몇 백억 원의 자산을 만드는 트레이더들도 있습니다. 그 정도까지는 안 되지만 그래도 고작(?) 몇 십 억대 트레이더들은 부지기수입니다.

이들에게 몇 십억의 재산이 내일 당장, 아니 내년이라도 몇 억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이들은 매일 거의 같은 금액으로 트레이딩을 하고 자산은 한계성향을 보이긴 하겠지만 그래도 우상향 그래프가 그려집니다.

그들은 오늘도 엄청나게 많은 돈을 벌고 있고 내일도 그럴 것입니다. 가치투자자들이 천만 원으로 20년 동안 100억을 만들 때, 그들은 5년 동안 만들고 포지션을 줄이거나 아니면 완전 은퇴를 해 나머지 15년 인생을 즐기며 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천만 원으로 20년 동안 100억을 만드는 투자자의 수가 과연 많을까요? 아니면 천만 원으로 5년 동안 100억을 만드는 트레이더의 수가 많을까요? 20년 동안 대폭등 폭락의 온갖 시장을 인내하며 꾸준히 연구하고 분석해 복리의 마술로서 100억을 만드는 것이 쉬울까요?

5년 동안 각종 트레이딩 기술을 익히고 연습하고 해서 확률게임의 승자가 되어 100억을 만드는 것이 쉬울까요?

만약 똑같은 확률로 어렵다면 과연 어느 곳에 내 열정을 쏟아 붇는 것이 현명한 것일까요?
쩝, 쓸데없는 생각?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 나에게 천만 원이 있고 난 이 돈으로 투자를 해 20년 후 노후를 준비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가치투자를 하는 것이 훨씬 쉽습니다.

● 똑같이 천만 원이 있지만 [비록 다 까먹을지언정] 몇 년 안에 크게 벌어 남은 인생을 나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문 트레이더의 길을 걷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원문 필자 : 너를 위해 건배
원문 출처 : 아이투자 http://www.itooza.com/common
2005.07.04
수출도 내수도 죽 쑤는 중

한국경제 ‘불안한 그림자’

한국경제 11순환기(파란색은 하강기). 자료 : 통계청·금융연구원·한국은행

경기는 순환합니다. 경기 침체기에서 저점을 지나면 반등해 상승국면으로 진입합니다. 현재 한국 경제는 침체기일까요. 상승기일까요. 통계청, 한국은행, 금융연구소 등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2013년 4월 이후 경기상승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계·기업 등 경제 주체들은 ‘경기상승기’에 가계부채, 워크아웃, 법정관리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한국경제가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서 대외 충격에 의해 상승기를 마치고 침체기에 들어갈 경우, 심각한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한국금융연구원이 15일 발표한 ‘현 경기 국면의 특징과 시사점’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경기변동 주기상 제11순환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1970년 이후 10번의 경기 상승, 침체를 거친 후 11번째 맞는 경기 상승기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경제주체들은 아무도 지금이 경기 상승기라고 느끼지 못하지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번 11순환기는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확장국면 초기 강한 경기반등이 없고, 미적지근한 확장국면이 너무 오래 지속되고 있습니다.

위 표를 보시지요. 통계청과 금융연구원, 한국은행 자료를 종합한 그래프입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한국경제는 1970년 이후 10개의 경기순환기 모두에서 확장국면 초기에 강한 반등을 경험했습니다. 대체로 경기 저점을 지나면 6분기 연속으로 지속적으로 강한 경기상승이 이뤄집니다.

한국 수출 증가 추이에서는 V자 모양으로 나타나지요. 이런 강한 경기 회복은 경제 주체들이 경기가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점을 체감케 해 가계나 기업들이 소비나 투자에 적극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합니다.

즉 경기회복이 가계의 소비심리와 기업의 투자심리를 개선시키고, 이로 인해 또다시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 경기회복이 더 강화되는 선순환이 일어나지요.

하지만 현재 11순환기에서는 경기저점 통과 이후 V자가 아닌 L자형의 밋밋한 경기회복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한국경제는 1990년 이후 6개의 경기순환기 확장국면에서 전 분기 대비 평균 1.9%의 실질 GDP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11순환기 확장국면에서는 전 분기 대비 평균 0.8%성장률에 그치고 있습니다. 경기가 크게 반등하지 않아 경제주체들도 이를 체감하지 못했고, 이들이 소비와 투자를 늘리지 않으면서 성장률이 0%대에 머무른 것이지요.

‘V자 반등’은 왜 사라졌을까요. 금융연구원은 한국경제의 ‘수출주도형 성장’이 더 이상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합니다. 한국의 수출부문은 내수 부문에 비해 대체로 고부가가치 산업인데 경기 확장 국면 초기에 수출이 크게 확대되면서 경기회복을 이끈 것이지요.

1989년 7월 시작된 5순환기에 건설경기가 경기반등을 주도한 경우를 제외하면, 1990년 이후 다른 경기순환기에서 수출에 의해 경기반등이 주도됐습니다. 1990년 이후 6개의 확장국면에서 수출의 성장기여도는 평균 3.7%포인트였습니다.

하지만 11순환기 확장국면에서는 수출이 평균 1.4%포인트 기여하는데 그치고 있지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교역이 위축되면서 한국의 수출을 통한 강한 경기회복이 어려워진 것입니다.

수출이 ‘죽을 쑤면’ 내수부문이라도 살아야 경기가 살아날 텐데 인구고령화, 가계·기업부채 등 구조적 문제로 민간소비 증가율도 1%대에 그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경기회복기가 너무 오래 지속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제 곧 경기침체기에 접어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지요.

그동안의 경기순환기 확장국면은 평균 31개월 동안 지속됐습니다. 이번 11순환기는 밋밋한 확장국면이 너무 길게 이어지고 있지요. 11월까지 약 32개월째입니다.

가계나 기업은 경기회복기와 호황기에 소득과 이윤을 축적해 재무상황을 개선시키고 이를 토대로 경기후퇴기와 불황기에 어려움을 이겨냅니다.

하지만 지금의 경기회복기는 그럴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합니다. 가계는 가계부채에 시달리고, 기업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철강, 건설, 조선, 해운산업에서는 구조조정이 한창입니다.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경험하지 못한 상태에서 경기수축 충격이 발생하면 우리 경제는 심각한 경기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11 순환기에서는 장기간의 경기확장에도 불구하고 가계와 기업의 재무상황이 크게 호전되지 못한 상태가 지속돼, 대내외 경제적인 충격이 발생할 경우 경제주체들의 위기 대응능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단 한국경제는 32개월째 이어진 경기회복기가 계속 유지되도록 노력하면서 세계 경제가 회복되기만을 바라는 처지가 됐습니다. 본격적인 경기 상승이 이뤄지지 못한 채 경기회복기가 끝나고, 대외 충격이 발생할 경우 심각한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게 금융연구원의 전망입니다.

금융연구원은 “정부가 경기회복 모멘텀 유지와 성장잠재력 확충이라는 두 개의 정책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며 “이 둘 사이의 절묘한 균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돈을 풀어 단기적으로 경기를 부양시키는 일이 불가피하지만, 단기적인 경기대응책만 내놓다보면 장기성장 기반 조성을 위한 구조개선에 대해서는 손을 놓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경향비즈 http://bizn.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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