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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자 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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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사태와 바이오주 가치평가 기법

 

 

A 저는 바이오를 몰라서 투자를 못 하지만 후배가 바이오업체에 근무를 해서 잠시 대화를 나눴는데 가치평가의 근거가 유사한 신약을 개발하는 외국바이오회사의 연구단계별 벨류에이션을 비교해서 참조한다더군요.

 

폐암 신약 1상이면 매출이 없어도 기술력만으로 가령 시가총액 5000억 원을 잡아준답니다. 미국 투자자들도 그렇게 해서 증자해주고요. 그런데 한국회사들과 미국회사들의 개발능력이 같을 리 없고 임상 성공해서 시판할 확률도 같을 리가 없습니다.

 

그 부분은 회사 경영자도 모를 겁니다. 결과가 나와 봐야 아는 것이니까요. 지금 시가총액이 거품이다 정당하다를 따지기보다는 DCF가 얼마냐는 질문에 답이 가능한지 확인해서 안전마진을 계산해야 되겠죠.

 

* DCF 현금흐름할인법 (discounted cash flow)

 

이 방법은 현금흐름을 적정한 할인율로 할인하여 구한 현재가치로 기업가치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이때의 기대되는 현금흐름이란 총현금유입에서 총현금유출을 차감한 순현금유입, 즉 기업이 영업활동을 유지 또는 확대하면서도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한 현금을 의미하며 이를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 : FCF)이라 한다.

 

따라서 기업의 가치는 미래에 실현될 잉여현금흐름을 자본의 기회비용으로 할인한 현재의 가치로 측정될 수 있는 것이다. 이 평가방법에서 기업가치는 모든 미래의 여유현금흐름을 적정한 할인율(가중평균비용)로 할인한 현재가치로 추정할 수 있다고 전제한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인 투자자 유치 시 많이 원용되고 있는 추세이며, 국내기업의M&A에서도 인수기업의 가치평가에 사용되고 있다.

 

4년 전인가 셀트리온 IR에 갔었는데 이 신약이 임상을 통과하면 유럽시장에서 얼마 미국시장에서 얼마 매출 나온다고 설명했는데 신약이 성공할지 실패할지 몰라서 투자를 못 했던 기억이 나네요. 투자했으면 상당한 수익을 얻었겠지만 안전마진 확인을 못 해서 투자를 안 했기에 후회되지는 않습니다. 수익보다는 리스크에 집중해야 하니까요.

 

B 저는 바이오에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제 생각에도 수익보다 리스크에 집중하는 성향의 투자자들께는 바이오는 투자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종목이라 생각합니다. 바이오 투자는 심어놓은 종자가 제대로 자랄지 그 결과물을 보는 과정이 지난(至難)하여 인내력을 요구하며 특히 의학적 지식이 없으면 기본적 분석조차 매우 어렵기 때문이죠.

 

그 가운데 안전마진을 판단하기란 참 어려운 부분입니다. 한5년간 투자하면서 그나마 맥은 약간 잡은 것 같지만 여전히 안개속이고 투자하면서도 항상 생각이 많은 분야입니다. 다만 미래에 가장 유망한 사업 군 중 하나이기에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는 있는 분야라는 확신은 듭니다.

 

한미약품 사태 관련 난상토론

 

- 한미약품의 모 제품으로 처방전 달라고 했더니, 한미에 아는 사람 있냐고 물어봐서 아니라고 대답했습니다.

 

근데 의사가 한미약품을 정말 싫어한답디다. 언론으로 여론조작 너무 많이 한다는 게 이유입니다.

 

어제 하는 짓 보니 회장 구속감 아닌가요. 이미 알고 있으면서 발표 안 하고, 호재 발표 후 차익실현 공매도 후 악재 발표? 전일(9월 29일) 장 마감 후 호재성 공시를 한 뒤, 30일 장 시작 30분 후 대형 악재 공시를 낸 것에 대해 기업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도 불공정거래가 의심되는 만큼 집중 모니터링에 들어갔습니다.

 

- 몇 년 동안 중소 제약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도 의사들의 대형 제약사 처방 기피로 인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동아와 한미가 특히 대표적이더군요.

 

주위에 의사나 제약사 직원 있으면 한번 물어보세요. 리베이트 쌍벌제 이후로 뜸합니다만, 4~5년 전까지만 해도 한미가 무슨 제네릭(카피약) 출시 계획이라는 소문 돌면, 먼저 준비하고 있던 중소제약사가 계획 엎어버리고 취소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대형제약사의 영업력 때문이다? 그럼 당시 한미보다 더 큰 유한이나 녹십자에선 왜 그런 일이 안 생길까요? 리베이트의 차원이 달랐고, 사내 문화, 특히 영업직의 경우 안 되는 걸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되게 하는 게 그들만의 방식이었습니다.

 

물론 저런 부분은 장점으로 볼 수도 있지만, 상도의가 아니다 싶은 부분을 저도 동료의사들을 통해 많이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한미가 R&D한다고 할 때도 개인적으로는 뭐 저런 회사가 자기들 잘 하는 영업을 안 하고 무슨 R&D냐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주위에서도 모두 같은 반응을 보이더군요.

 

- 작년에 연속으로 기술 수출했을 때도 1~2상짜리는 성공률이 잘 쳐줘야 20~30%인데, 주가가 10배 넘게 가는 걸 보니 어이가 없더군요. 임상 실패 내지 특허 반납 시 주가 폭락할 텐데, 여기에 투자한 개미는 물론 애널리스트들 조차도 이런데 대해 언급하는 사람은 단 1명도 못 봤습니다. 제가 보기엔 차라리 바이로메드, 제넥신, 코오롱생명과학의 주가가 그나마 더 합리적인 듯합니다. 투자권유 아니니 오해는 없으시길.

 

- 바이로메드뿐만 아니라 신약 이슈가 있는 바이오/제약주는 모두 적자 아니면 고PER입니다. 사실 두말해야 입 아프죠.재무제표의 정량적인 부분은 배제하고 정성적인 부분, 즉 신약의 성공률과 성공했을 때의 파급력에 대해서만 한 코멘트입니다.

 

그것이 거품일지 아닐지는 투자자 각자의 판단이겠지요. 어쨌거나 대 시세를 준지 1년 정도밖에 안 된 데다 한미 라이선스 반납 이슈로 지금의 섹터 투자심리가 급랭한 시점이므로 추가하락이 불가능하지 않은 시점이므로 신규진입은 그다지 권하고 싶진 않습니다.

 

- 길리어드사이언스도 타미플루 개발 전까지는 만년 적자 회사였습니다. 지금은 연매출 10조에 달하는 소발디를 개발하면서 총 매출이 20~30조가 넘는 회사가 되어 있지요. 바이오에 투자할 때는 그러한 약물의 파급력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하는 것이지, 정량적인 재무제표만으로 투자한다면 투자할 회사는 거의 없을 겁니다. 길리어드도 과거의 모습을 정량적으로 따졌을 때는 투자 부적격 회사였겠지요. 정작 중요한 것은 옥석을 가릴 안목이 투자자에게 있는지 유무일 것입니다.

 

작년 제약주 상승의 원동력이 한미약품의 잇따른 기술수출의 영향이었는데, 기술수출을 한 것 하나 취소됐다고 이렇게까지 비난을 퍼부을 일은 아닌 것 같네요. 제약주들도 많고,비슷한 약품들도 많은데 그렇게 싫으면 한미약품 주식 안 사면 되고, 한미약품 제품들 구입 안 하면 되지 않나요?

 

- 한미약품이 수출한다고 발표한 내용이 부풀려 있잖아요.나머지 건들도 끝까지 갈 확률이 극도로 낮다고 하잖아요.중간임상 가다가 계속 취소당한다는 거죠. 한미가 발표한 건 끝까지 가서 성공했을 때 금액일 뿐이지요. 어제 장 시작 전에 어떤 분이 이미 이 부분을 지적했는데 우리나라 기관은 그 누구도 이런 내용을 말해주지 않지요.

 

- 한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바이오 투자자들은 지난 몇 년간 엄청난 주가상승이라는 마약에 취했을 뿐 진정한 기업 가치를 본 게 아닌데 확신하는 분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바이오 시대는 맞지만 기업들이 돈을 벌고 기업 가치를 올리는 것은 별개입니다. 이것을 구분 못 하는 분들은 내년, 내후년까지도 어려움을 겪으실 겁니다.

 

- 야간호재공시는 역시 믿을 게 못 되네요. 분봉 보면 아침에 기관들 대량매도 때렸어요. 알고 한 짓이라 볼 수밖에요.

 

- 의사들이 싫어하는 회사죠. 리베이트 쌍벌제에 찬성했던 제약회사 5적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 한미는 톱이었죠. 싫어하는데도 계속 한미는 중국 진출에 기술 수출에 승승장구하면서 10만 원이었던 주가가 껑충 뛰고. ㅎㅎ

 

-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한미 때리는 분위기네요. 한미가 잘 나갈 때는 그렇지 않다가. 바이오 제약회사들의 임상이 열이면 열 다 성공한다고 누가 그랬나요? 몇 개의 파이프라인 중 성공하는 것도 있고 실패하는 것도 있다는 것을 다 감안하고 임상에 도전하고 또 투자하는 것 아닌가요.

 

기술이전이 뭔가요. 중간에 이런 예기치 않은 임상 실패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바이오, 제약사들이 더 큰 제약사와 리스크를 분담하는 것 아니겠어요. 한미의 임상 실패는 바이오 제약사에 숙명처럼 따라 다니는 일종의 병가지 상사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임상 몇 개만 성공하면 한미는 크게 성공한 제약사로 도약할 거라 믿습니다. 공시방법의 도덕성은 임상 성패와는 별개라고 봅니다. 한미의 임상 실패 하나로 지금까지 모든 바이오 제약사의 임상과정과 그에 따른 주가 상승이 모두 뻥튀기라는 식의 발언은 제가 보기에 너무 무절제하다는 느낌입니다. 어떤 산업이 성장할 때 어느 정도 거품은 낄 수 있고 그 거품을 헤치고 성공하는 기업들은 분명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누가 그 주인공인지는 아직 쉽게 속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저는 한미의 기술이전에 대해 기술이 좋다 나쁘다 여부를 당장에 따질 수는 없다고 봅니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임상 실패하는 경우가 발생하니까요. 다만 기술수출의 명암을 확실히 밝히지 않은 채 1조니 8조니 하는 언론의 행태와 한미 경영진의 공시 행태는 비난받을 만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1상 정도에서 기술 출된 약이면 실패 확률이 성공 확률보다 상당히 높기 때문에 최대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을 이미 확보한 양 적시하는 것은 투자자를 호도하는 행위이고, 목금처럼 호재로 분위기 띄워놓고 장중에 악재를 터트려서 그 사이에 매매한 사람들을 우롱하는 행위는 지탄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전적인 가치투자의 관점에서, 기술력을 떠나 한미의 이러한 행태는 시정되지 않으면 가치투자 대상으로는 부적격한 회사로 낙인찍히는 는 걸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낙인의 타격은 PC 업체 레노버가 세계 2위임에도 국내에서는 여전히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참고해야 할 것입니다.(생산 노트북 내 피싱프로그램 설치 적발 건 등) 의약품을 판매해야지 주식장사를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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