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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시장의 대세, ‘스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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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시장의 대세, ‘스팩’

스팩이 기업에 날개를 달아줘요

작년 한 해, SK바이오팜과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같은 공모주 청약 외에도, (특히 미국) ‘스팩SPAC’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실제로 블룸버그가 지난해 12월에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스팩은 미국에서 750억 달러(한화 약 86조 원)를 끌어모았죠. 이는 전체 기업공개(IPO) 물량(1,770억 달러)의 약 45%에 다다르는 어마어마한 수치입니다. 대체 어떠한 장점이 있길래 스팩에 이토록 열광할까요? 오늘, 미국의 스팩을 중심으로 그 정체를 알아보겠습니다.

기업과 투자자를 모두 만족시키는
‘스팩’의 단순 명료한 목적


스팩(SPAC,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이란 이름 그대로 ‘기업인수목적회사‘입니다. 공모를 통해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으고 이후 장외 우량업체를 인수·합병(M&A)하는 것을 유일한 목표로 삼습니다. 증권 시장에 이름만 올려놓은 후 비상장기업을 삼켜버리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서류상의 회사, 즉 ‘백지수표 회사’ 혹은 ‘페이퍼 컴퍼니’라고도 불립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목적으로 증시에 특별 상장되기에, 기존 주식 종목처럼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하죠.
상장된 스팩 A + 비상장 기업 B = 상장회사 B

예를 들어 스팩 Opes Acquisition Corp는 미국 3대 햄버거 체인인 버거파이 Burgerfi를 인수·합병하며 종목 코드가 OPES에서 BFI로 바뀌었습니다. 투자자들은 스팩 OPES에 투자했지만, 결과적으로 인수·합병된 버거파이 Burgerfi에 투자한 셈이죠.
그렇다면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 대신 스팩의 힘을 빌리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스팩으로 투자자들은 전도유망한 회사를 발굴해 싼 가격에 사들일 수 있고, 비상장기업은 복잡다단한 기업공개 절차를 건너뛸 수 있어서입니다. 별도 공모 절차가 없고 공모가 산정에 대한 부담이 적기 때문에 기존의 기업공개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르고 쉽게 상장하죠. 최소한의 검증 절차는 거치지만 그래도 흔히 ‘우회상장’이라 불리며 비교적 진행이 빨라, 속도가 생명인 기업 운영과 자금 조달에 유리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들어 수많은 기업이 스팩을 거쳐 증권 시장에 속속 합류하고 있습니다.

‘스팩’의 두 가지 선택지
상장 혹은 해산


물론 스팩이 인수·합병에 100%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합병에 실패할 가능성도 있죠. 합병에 성공하느냐 혹은 실패하여 해산하느냐를 결정하는 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① 스팩 설립
스팩을 먼저 설립합니다. 그리고 공모를 통해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합니다. 그리고 증권시장에 상장하죠.
 기업 발굴 및 합병 제안
자금이 두둑하게 쌓였다면, 아직 상장하지 않았지만 전망이 밝은 기업을 물색해 합병을 제안합니다.
③ 합병 여부 결정
기업 간 합병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주주총회를 열어 투표를 진행합니다. 찬성표가 많으면 합병하고 반대표가 많으면 인수합병이 무산되어, 다시 2번 과정으로 돌아가 새로운 기업을 찾습니다.
④ 합병 완료 시
승인을 얻었다면 스팩과 해당 기업은 곧 하나의 회사가 됩니다. 비상장사와 합병하며 해당 기업의 이름으로 종목명도 바뀌죠. 이 과정에서 재상장 효과를 누릴 수 있어 합병 결정과 완료 과정에서 주가는 대부분 상승합니다. 다만, 기업의 가치와 전망에 따라 주가가 꾸준히 오를 수 있고, 반대로 반짝 효과에 그칠 뿐 횡보하거나 하락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⑤ 합병 실패 시
만약 인수합병이 2년 이내 (한국은 3년)에 이뤄지지 않으면? 스팩은 강제로 해산되고 주주는 투자금과 이자를 돌려받습니다. 이때, 돌려주는 기준은 공모가인데요. 보통 10달러 선(한국 스팩은 2,000원)입니다. 그래서 스팩의 주가가 10달러 이하이거나 인근일 때 매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 같은 방식으로 APXT, GHIV, IPOE 등 여러 스팩이 전망 밝은 기업과의 합병을 예고했습니다. 분야도 먹거리,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 등 굉장히 다양하죠. 이처럼 인수 대상으로 삼는 영역이 방대해 전부 둘러보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스팩’ 투자, 전망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대박의 여지가 큽니다. 스팩에서 알짜기업을 잘 찾아 우회상장하면 꿈같은 시세차익을 맛볼 수 있어서죠. 왜냐하면 합병되는 기업이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면, 좋은 기업의 주식을 싼 가격에 빠르게 선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합병 상장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크게 반영되므로, 투자 심리를 활용해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스팩-비상장 회사의 합병 사례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계속해서 쏠리는 중이죠.
예를 들어 미국의 스팩 ‘벡토IQ’는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 Nikola와 합병하며 기존의 1주를 니콜라 1주와 교환해줬습니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주당 10달러 수준이었던 주가가 한때 80달러까지 치솟았으니 어마어마한 수익 달성이 가능했죠.
반면, 스팩 투자가 기본적으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는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주주총회에서 합병이 무산된다면, 실망 매물이 대거 쏟아져 주가는 하루 만에 엄청난 낙폭을 기록합니다. 공개된 정보가 적은 것도 투자 판단을 내릴 때 단점으로 작용하죠. 단적인 사례로 위에서 언급한 니콜라는 상장 이후 사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합병 상장 이후에 수익률이 높으리란 보장도 없습니다. 지난해, 국내에서 스팩과 합병 상장한 회사의 상장일 대비 평균 수익률은 30% 수준이었는데요.(작년 12월 30일 기준) 이와 달리 기업공개를 통해 상장한 70개 기업의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90.3%에 달해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그렇기에 스팩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거나 이슈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힘들다면, 스팩 투자에 섣불리 뛰어드는 건 금물입니다.

‘스팩’은 기술력이나 기업 가치를 인정받지만 아직 상장 여력이 부족한 회사가 손쉽게 상장하여 필요 자금을 수혈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개미투자자 입장에서는 원석을 가려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죠. 하지만 그만큼 정보가 편중되어 높은 가격에 매수할 위험 부담도 큽니다. 따라서 소문에 따라 무작정 스팩을 사들이기보다, 산업군에 대한 꾸준한 공부와 충분한 기업 탐색을 통해 신중히 접근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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