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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기사

직장 내 인맥의 7가지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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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인맥의 7가지 법칙

 

- Shinhan Monthly Review 2005년 5월호에 기고 -

 

회사의 중요한 정보들을 언제나 가장 나중에 알게 되고 항상 똑 같은 멤버들하고만 식사를 한다고? 그렇다면 우선 당신의 인맥부터 점검해봐야 할 것이다. 직장 내 대인관계나 인맥의 형성을 그저 운이나 타성에 맡기다 보면 네트워크의 주변부로 밀려나서 필요한 정보, 새로운 아이디어, 필요한 지원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게 될 수밖에 없다. PRESIDENT 최신호(2005.4.18)는 커버스토리를 통해 직장 내 인맥 구축의 7가지 법칙을 소개한다.

 

직장 내 인간관리를 운이나 타성에 맡기는 것은 금물

인맥이라는 단어는 양극단의 상반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학연, 파벌, 접대 등 부정적 이미지가 있는 반면 수평적 네트워크, 상부상조, 든든한 백그라운드 같은 긍정적 이미지도 존재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가운데 57%가 인맥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HRKorea의 조사). 인맥관리의 중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여전히 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접근하기 두려워하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

『인맥 만들기의 과학』의 저자인 야스다 유키 도쿄대 교수에 따르면 효과적인 인맥관리를 위해서는 우선 인맥에 대한 인식부터 전환할 필요가 있다. 당신의 가능성을 꽃피울 수 있도록 도와줄 인생의 ‘중요 인물’과 조우하는데 있어 필요한 것은 지위도, 돈도, 남들보다 뛰어난 사교술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편안한 관계,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의 관계에만 한정되어 있던 종전의 협소한 인간관계로부터 한발 벗어나 보다 폭 넓은 인맥을 쌓아나가는 것에 있다. 특히 직장 내 인간관계를 타성이나 운에 맡기는 것은 금물이다.

직장 내 인맥은 어떠한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인가? 이하에서는 야스다 교수와 도쿄대학 모노즈쿠리경영연구센터가 사회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추출해낸 7가지 직장 내 인맥의 법칙을 소개한다.

 

법칙1. 일 잘하는 상사는 인맥관리를 잘한다

인맥이 가지는 부정적 이미지는 이 말을 소셜 캐피탈(social capital, 사회관계자본)이라는 단어로 바꿔 부르는 순간 순식간에 사라진다. 소셜 캐피탈이란 서로의 관계를 통해 생겨나는 힘이다. 인재(human capital)의 잠재능력을 살리는 것도, 그것을 말살하는 것도 모두 조직 구성원들이 회사 안팎의 사람들과 형성하는 관계, 즉 소셜 캐피탈에 달려 있다. 사람간의 관계나 네트워크는 개인의 힘과 자질을 뛰어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일을 잘하고 부하들로부터 신망을 얻는 상사와 반대로 일도 못하고 신망도 얻지 못하는 상사 간의 결정적 차이는 이러한 소셜 캐피탈의 관리능력에서 생긴다. 실제로 도쿄대학 연구팀의 조사에서도 실적이 좋지 못한 팀에서 리더를 교체하고 멤버들 사이의 인간관계를 약간 조정해주는 것만으로도 팀원들 간의 신뢰가 재형성되고 직원들의 사기가 고양되며 팀의 실적이 비약적으로 제고될 수 있음이 실증적으로 밝혀졌다.

 

법칙2. ‘원거리 인맥’을 보유하면 승진이 빠르다

시카고대학 비즈니스 스쿨의 로널드 버트 교수가 한 대형 정보기기 업체의 관리직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사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남보다 빨리 승진하는 사람은 평소 원거리에 있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원거리라고 하는 것은 물리적 거리가 아닌 사회적 거리를 의미한다. 이 조사에 따르면 같은 회사 내에서도 타 부서, 직종 또는 다른 세대, 성별, 학력 등 자신과 ‘다른’ 속성을 가지고 자신의 일상적 활동 범위를 벗어난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관리직일수록 승진이 빨랐다. 일부러 만나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정보를 주고받는 것이 승진의 중요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또 다른 조사에서도 자신의 네트워크 구성자를 다양한 부서, 직종, 파벌, 성별, 지역 등으로 분산시키는 ‘분산형 네트워크’의 소유자는 파벌 등 한정되고 동질적인 범위 내에서만 인맥을 쌓는 집중형 네트워크의 소유자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리더십이 있다’거나 ‘항상 새로운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평을 얻는 직원들의 인맥은 상대적으로 넓고 다양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법칙3. 인간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 사람은 출세한다

인맥을 확대하는 능력은 타자에 대한 호기심을 얼마나 보유하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상대를 이해하지는 못해도 흥미와 관심은 가질 수 있다. 차이를 인정하는 것. 거기서부터 새로운 네트워크는 시작된다. 그렇다고 모든 이들과 깊은 관계를 유지하라는 뜻은 아니다. 함께 술을 마시거나 개인적 이야기까지 주고받는 관계는 외려 피곤하다. 가끔 만나 잡담을 나누는 정도의 가벼운 접촉만으로도 충분하다.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가끔 만나서 “요즘 어때?”라고 물을 수 있는, 일견 희박해 보이는 관계들을 폭 넓게 오래 유지하는 사람이 진정한 의미에서 마당발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가치관이나 성향이 다른 사람과의 사귐은 스트레스를 수반한다. 그러나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협력하도록 만드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이러한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없는 사람이라면 리더의 역할을 해낼 수 없다.

또한 열린 네트워크를 통해 회사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정보 및 다양한 시각과 판단 재료들은 리더에게 있어 필수 불가결한 자원이기도 하다. 오늘날처럼 고객 니즈가 세분화되고 시장상황이 급변하며 고용형태도 다양해지는 환경 속에서 리더에게 요구되는 것은 이질적인 타자와의 연대를 가능케 하는 분산형 네트워크를 회사 내에서 구축, 관리하고 자원을 배분하는 능력인 것이다.

 

법칙4. 인맥은 다양성이 생명이다

인간은 누구나 동질적인 집단에 안주하려 한다. 자신과 비슷한 나이,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의 관계는 따로 신경 쓰지 않아도 잘 굴러가고 스트레스도 비교적 적다. 그러나 고정적인 인간관계에 매몰되어 있으면 세계관이나 문제해결 방법도 고정될 수밖에 없으며 결국에는 특정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게 된다. 이것이 바로 업무수행 능력의 제약까지 초래할 수 있는 인맥 리스크 중 하나다.

인맥이 고정되는 것을 피하려면 의식적으로 이질적인 집단에 속한 이들과 만날 필요가 있다. 마음 편하고 부담 없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단단히 다지는 동시에 좀더 먼 곳에 위치한 사람들로 인맥을 넓혀야 하는 것이다. 다른 세대, 다른 장소, 다른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사이에 다리를 놓으려는 노력은 인맥을 확장하고 인간을 신뢰하는 능력을 키우며 신뢰를 획득할 기회를 넓혀줄 것이다.

 

법칙5. 인간관계에도 ‘창조적 파괴’가 필요하다

인간관계의 위험성 중 하나는 1:1일 때는 잘 돌아가던 관계가 제3자의 등장으로 변질되거나 무너질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사실이다. 자신이 누구와 이어져 있는지는 잘 알고 있어도 자신과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누구와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 까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는 자신이 놓여져 있는 관계구조를 100% 파악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고 타인의 인간관계를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또 그렇게 해서도 안될 것이다.

만약 지금의 인간관계에서 과도한 행동제약을 받고 있다면 과감하게 관계를 단절하는 것, 즉 다리를 불태워버리는 용기도 필요하다. 풀래야 풀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관계, 특정인에 대한 과도한 의존, 또는 구속되어 있는 관계에서 과감하게 이탈해보면 다음 번 다리가 보이게 될 것이다. 실제로 하나의 다리를 불태우지 않는 한 그 다음 다리는 보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관계를 단절한다는 선택이 인생에서 여러 번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러므로 결단을 내리기 이전에 이 관계로부터 이탈함으로써 활로를 찾을 수 있게 될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 요구된다.

 

법칙6. 인맥의 달인에게는 무수한 ‘가교’가 있다

동료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 사람의 네트워크가 가진 또 다른 특징은 많은 ‘가교(架橋)’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지칭하는 가교란 ‘서로 다른 2개의 그룹을 연결시키는 유일한 끈’을 의미한다. 서로 다른 파벌 그룹이나 부서들 사이에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는 한정된 사람이 있는 경우 정보는 그곳으로 집중된다. 가교의 특징은 정보의 수집과 전달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이다. 프랑스의 한 투자은행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가교를 많이 가진 직원은 동료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사실이 실증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가교는 의식적이고 세심한 노력 없이는 유지되지 못한다. 장기적으로 소중히 하고 싶은 네트워크에는 항상 새로운 정보와 가치를 공급해야 한다. 혈액이 항상 신선한 산소를 체내에 공급함으로써 생명이 유지되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법칙7. 인기는 ‘빈익빈 부익부’다

직장 내의 인기인들은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점점 더 많은 이들로부터 주목과 호감을 얻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점점 더 주변부로 밀려난다. 인맥의 이러한 특징을 스케일프리 네트워크(Scale-free Network)라고 한다.

예컨대 김포공항이 폐쇄되었을 때의 파급효과는 지방의 소규모 공항이 폐쇄되었을 때의 그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크다. 국내선 항공망에 있어서 김포공항이 그만큼 중요한 허브의 위치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사회에도 김포공항과 같은 사람 즉, 네트워크 속에서 다수의 사람과 연결된 소수의 중심적 인물이 존재한다. 네트워크 연구에 따르면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 받고 있는 ‘인기인’의 주변에는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몰린다. 이미 많은 관계의 대상인 사람과 관계를 형성하고 싶어 하는 이런 선택경향을 ‘우선적 선택’이라고 한다.

문제는 조직 내의 공식적 명령계통과 이러한 허브적 인물을 중심으로 하는 네트워크 간에는 종종 괴리가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새로 부임한 부장보다는 그 팀에 오래 근무한 부장 대리가 팀의 실권을 쥐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예에서도 볼 수 있듯이 직장의 인간관계를 우선적 선택에만 맡길 경우 때로 원활한 업무수행이 곤란해진다. 따라서 다수의 부하를 통솔해 나가는 리더는 회사 내의 인간관계를 자연스러운 흐름이나 타성에 맡길 것이 아니라 보다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업무수행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는 의식적 노력을 해나갈 필요가 있다.

 

정년 후에도 풍부한 인간관계를 가지려면

이상에서는 직장 내의 인맥을 중심으로 서술했는데, 끝으로 직장 밖의 비공식적 네트워크에 관해서도 잠깐 살펴보기로 하자. 일본에서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퇴근 후에 식사와 외출 등 업무 이외의 사적인 행동을 함께 하는 네트워크가 가장 큰 세대는 20대로서 평균 4.17명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수록 이 숫자는 점점 줄어들어서 50대가 되면 2명으로 감소한다.

한편 비공식적 네트워크에 포함되는 회사 내 지인의 수는 20대가 평균 0.93명이며 그 후로 점점 늘어나 40대에는 1.57명으로 최고점에 달했다가 50대가 되면 0.50명으로 뚝 떨어진다. 이처럼 50대는 회사 안팎의 인간관계가 급격히 희박해지는 연령인 것이다. 인간관계가 희박한 사람은 인간관계가 충실한 사람보다 소비활동이 활발하지 못하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네트워크도 방치해두면 노화되어 간다.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은 정년 이후의 생활을 위해 50대 때부터 적절한 대비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명함이나 직함 없이도 관계가 이어질 수 있는 회사 밖의 취미활동이나 사회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우리 회사는~”이라는 말이 들어가지 않아도 대화가 이어질 만큼 풍부한 화제거리를 개발하는 것도 정년 후에 활발한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 중 하나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우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보통 조직 내에서 50대는 상당한 경험과 스킬, 그리고 지위에 오른 나이이다 보니 사람들을 대할 때도 주로 가르치려 들고, 자기 이야기를 많이 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직함도, 명함도 없는 바깥 세계에서는 이러한 자기 중심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통용되지 않는다.

타인에게 흥미를 가지고 타인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 이것이 정년 후에도 충실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인맥을 풍부하게 만드는 요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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