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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무서운 이야기 반전 끝판왕 마스크를 쓰고 장갑을 낀다. 한손으로 장갑의 입구를 쥐고 반대쪽 손을 집어넣는다. 차가운 한기에 몸이 가볍게 떨린다. 장갑은 한번에 껴지지 않았고, 손가락을 서너번 끄떡거린 다음에야 완전히 밀착시킬 수 있었다. 반대쪽도 마저 끼운 다음 살며시 양손을 겨드랑이 사이로 갖다댄다. 은은한 온기가 손바닥부터해서 온 몸으로 확산된다. 좀전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소름이 돋아왔고, 몸 전체가 제법 크게 들썩거렸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모두의 시선이 한꺼번에 쏟아진다. 김간호사가 준비가 끝났다고 고개를 끄덕였고, 옆에선 최간호사가 튜브의 압력을 조정하고 있다. 그리고 오른쪽 구석에….XX년이 있다. 심장소리가 우레처럼 커진다. 허벅지가 나른해 지면서 주저앉고픈 충동이 일어난다. 재빨리 의자를 당겨와 엉덩이를 갖다댔다... 더보기
어릴적읽을거리..추억 어린 시절 이야기에 꼭 이 동물들이 나왔다 어릴적추억읽을거리 시골과 얽힌 나의 추억은 도깨비불·자갈 뿌리는 여우·두 개의 달이 뜨던 밤, 뱀 아기와 같이 신비하고 미스터리한 기억들이 그 한 켠을 견고하게 차지하고 있다. 왜놈 승려가 숨겼다는 돈이 가득 찬 궤짝이 있는 동굴을 찾겠다고 지도를 그려서 마을 뒷산을 샅샅이 뒤져보기도 하고 머리에 총을 맞은 채 터덜터덜 떠다닌다는 군인 귀신을 보려 한밤중에 사촌들과 솔밭을 가보기도 했었다. 세월이 지나고 보니 나는 또래의 친구들과 달리 그저 밤에도 환하기만 한 도시의 환경 대신 감수성이 풍부하게 자극받는 시골에서의 생활을 매년 여름, 겨울 방학마다 해 볼 수 있었던 행운을 가졌나 보다. 어린 시절 내 상상 속에는 늘 도깨비·구미호·삵·뱀· 귀신·이리·저승사자가 .. 더보기